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좋아 투명젤리.
어제 하루 종일 내리던 비가 오늘 아침에 눈을 뜨니 감쪽같이 개어있더군. 따듯하고 맑은 초여름이 되어있었어. 집으로 와 고양이에게 밥을 주고 어제 보다 만 뉴욕 날라리들의 연애 나부랭이 '가십 걸'을 보면서 마음과 다리를 자극하는 이 좋은 날의 오전을 다 써버렸어. 그래서 어젯밤에 생각했던 것을 감성적으로 써내려갈 기분이 안나. right! 기분 전환용으로 옷을 갈아 입었어. 계절에 맞게, 치마와 녹색 쿠키몬스터 티셔츠로. 음. 살이 쪄서 좀 그렇긴한데 뭐 괜찮아. 여긴 내 구역이잖아. 어제..생각을 해봤어. 루이지가 기분이 안 좋을때 아무에게나 하는 '재밌는 얘기 해봐라'란 말을. 몇 번을 들은 얘긴데 들을 때마다 난 아무 것도 얘기 해 줄 수 없었거든. 도무지 생각이 안나는거야. 남이 들어 웃을 수 있는 얘기가. 스스로 한 웃기고 멍청한 행동을-이른바 자폭을 통한 재밌는 얘기도 없었어. 같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재밌게 얘기 하는 또는 그 반대인 사람이 존재하고 나는 후자에 속한다지만 26년을 살아오면서 말 재주가 필요없이 재밌는 에피소드 한개 쯤은 분명 있을거라 생각을 해. 생각이 나지 않은 건 내 머리 속에 블랙홀이 있기 때문이야. 그래. 인생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된 질문이었어. 어린 시절은 끔찍했고 사춘기 시절은 책과 만화에 빠져있었고 20대초반은 그 나이 답게 활동적으로 보냈어. 꿈을 추구하면서 그 짧은 몇 년을 보내고 지금까진 뭐가 잘못 된지도 모른 체 세상이 훤히 보이는 투명한 젤리 속에서 지내고있었어. 전체적으로 지루한 삶을 산거지. 클럽에서 일한 며칠과 좋아하는 DJ들의 음악을 들으려고 파티에 가본 것은 약간 얘기꺼리가 될 것 같기도해. 뒷심에 딸려서 제대로 된 결말이나 결정적인 일화를 남기지 못해 아쉬운 얘기지만. 여튼 루이지의 그 말에 뒤돌아본 내 인생은 똘끼가 없었어. 나는 아직도 10대 같은데 내 나이는 27이네. 그래도 또라이가 되기에 늦은 나이는 아닐테지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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